-
추석마다 큰 소리로 들리는 사업 망한 사람이야기와 조용하게만 들리는 잘 풀린 사람들 이야기창업과 개업 2020. 10. 1. 11:48
추석이 되면 제일 귀찮은 것은 굳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누군가가 사업하다 망한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 정말 나는 관심이 없는데.
그런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이 꼴보기가 싫다 하더라도,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무조건 문전박대 할 수 없기에 듣다보면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다. 아이템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다.
누가 무슨 물건을 수입해다 팔았다가 망했다더라 라든가, 거의 대한민국 역사까지 파고들어 단군할아버지 시절까지 나올지도 모를 정도로 오래동안 안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아이템에 집착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 아이템으로 잘 된 사람은 잘 되었고, 차원이 다른 공간으로 올라서서, 망한 사람들은 쳐다도 보지 않을 정도가 되어 있어 서로 만날 일이 없어진다는 것이 관찰되지 않는가?
같은 아이템으로도 잘되는 사람과 망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사업 규모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무제한에 가깝게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명성과 규모를 가진 사람들이 해야할 사업과, 신사업에 투하할 자기자본과 담보, 신용 한도가 뻔히 보이는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하다가 후자가 망하는 것이다.
사업을 위해 무제한으로 돈을 끌어 쓸 수 있는 사람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이나 한달 벌어 한달 먹는 사람과는 너무도 다르게 세운다. 시작한 사업이 10년 동안 적자가 난다 하더라도 아직도 돈이 있을 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보통 자산가계급이고 가정이 화목하며 부모형제 모두 교양있는 사람이기에 돈만 보이면 집어다 쓰는 사람이 없고, 그런 사람들 끼리만 결혼하는 특징을 볼 수 있다. 돈을 하나도 벌어오지 못하고 사업자금을 가져다 쓰기만 해도 탓하는 사람이 없는 부유한 가계거나, 결혼을 하지 않은 사업가에만 가능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개업을 하든 창업을 하든 장애물이 별로 없다.
당장 월급이 끊기면 나앉는 사람들은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매출이 팡팡 터지지 않으면 자기 집에서 가장으로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 두려워 장기계획이라고 말하면서 단기계획만 세운다. 애초에 가족관계 자체가 돈만 보이면 집어다 쓰는 인생의 목표가 소비인 사람들끼리 모여서 재생산된 가족이며, 그런 사람들끼리 결혼했기에 통장 잔고가 줄어들기만 해도 정서불안이 시작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당장 현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집안이 풍비박산 직전까지 끌려들어간다.
그런 집안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안정'과 '고수익'이라고 적혀있는 사업제안서만 보인다. 그래서 눈 앞에서는 이번달에는 매출이 몇천이라며 드디어 고생끝 행복 시작이여!를 외치며 스웩과 플렉스를 시작한다. 전혀 본인 체형에 어울리지 않는 금목걸이라든가(곧 전당포로 간다는 것을 나는 안다. 돈장사 출신이라서). 좋은 시절은 잠시이며, 그 제안서에 숨겨진 독소조항이 실현되기 시작하는데(무이자가 고리대금으로 변한다든가, 재료비를 정상 청구한다든가, 인테리어비를 자부담으로 떠넘긴다든가), 기초 회계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 죽음의 계곡이란 개미지옥과 다름 없다.
여기저기서 '가오'는 살리고 다닌지라 잘난척은 해야 하는데, 이미 자영업자 모임이라든가 이런 곳에서는 밑천이 드러나서 더 이상 친구가 없기에 명절만 되면 친지에게 매달리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귀찮다.
이런 사람들 중에도 뒤늦게 나마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은 '누구'에게 장사를 하는지 명확한 사람들 뿐이다. 물건을 사주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대금을 치를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기전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이해하였기에, 남도 이해하게 되고 이번에는 고객이 원하는 아이템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고객 중심으로 만들어진 아이템이기에 그 아이템으로 부자가 되거나, 사업성을 알아보고 사업 자체를 인수하기 위해 현금을 들고 오는 사람을 만나 매각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자가 되는 경우가 있으나, 이런 사람들은 명절에 절대로 친척들에게 이야기를 뱉으러 다니지 않는다. 코로나 전이라면 해외여행을 갔고, 지금처럼 해외 출국이 어렵다면 비슷하게 성공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과 조용히 서로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다닌다.
'창업과 개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 좀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물건 팔려는 사람들의 착각 (5) 2020.10.04 5세 야구 꿈나무와 45세 사회인 야구단 신입에게 같은 조언을 할 수 있는가? (8) 2020.10.03 1등과 위너만 기억하는 사진, 위너가 되기 위한 과정까지 바라보는 유튜브: 4차 산업 시대야 말로 유튜브나 티스토리 블로그 중 하나는 꼭 시작해야하는 이유 (3) 2020.09.30 우한 폐렴 이후 교육시장이 개인지도와 온라인 두 가지로 양분될 이유: 대치동 입시 사교육에서 성인 교육까지 (2) 2020.09.30 신입사원 시절 세일즈 연수 복습하기 (2) 202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