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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적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낫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떻게이다.
자기 계발서로 성공하는 사람은 자기 계발서를 쓴 저자뿐이라는 우스갯소리는 아주 진지한 이야기 같다. 왜냐하면 자기 계발서는 책 한 권으로 인생이 대단히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서에 나와 있는 방법들은 어떤 사람에게는 효과가 있지만 모두에게 효과가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리고서는 평범하고 무일푼인 내가 이 책을 읽고 명문대에 장학금 받고 진학해서 졸업 후에 직장에 좋은 직장에 취업했다고 떠벌리는 사례들을 첨부해 놓은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그 책이 많이 팔려서 만 명이 읽었다고 하면 그중에 10명 정도의 성공사례가 나온 것인데, 나머지 99,990명이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다는 것을 보면 책 자체가 무책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책 자체가 무책임하다고 저자에 대해서 논했다면 이번에는 독자의 책임을 살펴보도록 하자.
어떤 분야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몇 시간 이상을 해야 한다는데, 정확히 이야기하면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최소한 100권 이상 읽고서 그 책에 나와 있는 것들 중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실행하는 시간도 포함해서 계산해야 할 것이다. 만 시간의 법칙이라느니 십만 시간의 법칙이라느니 하는 책을 보고 만 시간 동안 노력했는데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면, 책을 몇 권 읽지도 않았고 거기에 적혀 있는 과제를 단 하나도 해보지 않은 채로 만 시간을 보낸 것이다.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최소한 100권 이상의 책을 더 읽을 필요가 있다면 그 책은 과연 쓰레기인가?
그럴 수도 있지만, 책의 저자가 실제로 자신의 성공 경험을 바탕해서 쓴 책이라면, 자신의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가 이제는 재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독자가 파악하고 알아서 피하거나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려고 노력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어학원을 다니다가 일본의 쌀값이 비싸서 고생하는 다른 한국인 고학생에게 경기미를 수입해서 팔았다고 하자. 일단 그 시점에서 관세법을 위반했을 것이다. 일본의 자포니카 쌀 수입에 대한 관세가 얼마인지 알고 하는 소리인가? 당연히 밀수지. 이걸 재현해서 한국 물건을 일본에 수입해서 떼돈을 벌 것처럼 떠벌리며 일본에서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사기꾼이다.
자신에게는 안 맞는 방법을 실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예를 들면
-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여성에게 출근 시간이 9시이니까 5시 25분에 일어나서 6시까지 집안일을 하고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 주기 전까지 45분간 체육활동을 동반한 놀이를 해 주어라 라는 조언이 모든 싱글맘에게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어떤 싱글맘에게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고 하니 성공하는 사업가인 누가 그러하듯 저녁 9시에 취침하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5시에 출근하여 아무도 없는 고요한 사무실에서 모든 사무를 마친 뒤에 적당히 몇 명만 기합 좀 넣고 오후 4시에 퇴근해서 운동 좀 하고 집에 오후 6시에 돌아와서 아이들과 놀아주면 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저녁 9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아무런 업무연락을 자기가 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전용 비서가 집안에 집사처럼 상주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모든 업무를 전부 개인사업자나 샐러리맨이 따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자기가 구입한 자기 계발서 단 한 권에 나오는 것을 따라 하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니 자신에게 맞는 실천 방법을 찾아 다른 책도 구입해서 읽거나 주변 사람에게 수준 높은 질문을 해서 답을 찾아가는 것이 답일 것이다. 애초에 자기 계발서 단 한 권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마라. 인생은 내 것이고 자기 계발서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단 한 권의 자기 계발서만 읽고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좌절한다면 이번 주 로또 당첨 번호가 내가 산 로또와 맞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사람과 하등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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