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하면 제일 먼저 망해버리는 대표적인 타입창업과 개업 2020. 10. 17. 17:42
주부
주부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10분 이내로 창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95%정도에 수렴한다.
결혼을 해서 남편이 직업을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창업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다. 주부사원이라고 모집하는 곳이 어떤 식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지 알기에,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다.
문제는 남편이 잘 벌든 못 벌든 직업이 있는데 굳이 자기 창업을 하겠다는 경우이다.
사업계획은 대부분 자기가 일상 생활에서 불편했던 것들을 해결하는 아이템에 집중되어 있다. 요리를 하다 보니 이런 도구가 이렇게 생겼는데, 제조사가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주지 않으니, 내가 이렇게 만들면 막연히 팔린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되묻게 된다. 그럼, 누가 사 주실 건가요?
이 순간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그 이후에 대화에서, 제시한 아이템과 비슷한데 실제로 시장에 나왔다가 사라진 것들을 보여준다. 그러면 다시 붉어지기 시작하며 '오또케'를 시전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 것 자체가, 창업을 할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내가 아는 창현맘이나 예은맘이 동대문 가서 물건 떼다가 돈을 벌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없는 것을 만들 생각 보다는, 자기가 보기에 만만해 보이는 다른 주부가 잘 되는 것을 보고, 막연하게 자기도 잘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작부터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 행동이 그저 주부들 끼리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쉽게 쓰기만 하는 소비자로서의 인생을 살면서 남편이 출근해서 밑바닥에 구르는 사이에 패밀리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준맘 하*맘과 나누던 수다 밖에 없다는 것이다. 남편이라는 든든한 방어막을 믿고 소꿉 장난 같이 시작해도 되는 사업이 있기는 하지만(그런 사업의 고객은 남편과 남편에 잘 보여야 하는 '을'들이다. 거기서 받는 돈은 매출이 아니라 뇌물이지.), 제시하는 사업은 대부분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패한다 하더라도 사업을 계속하실 의지가 있는지 묻게 된다. 그 아이템이 안되면 다른 사업이라도 계속 할 것이냐고 묻게 된다. 남편이 도와주실 거란다. 여기서, '우리 남편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순간 더 이상 여지가 없는 것이다.
결국 유일하게 믿는 구석이라고는 아이템 밖에 없는데, 그 아이템도 쌈짓돈 가지고 만들다 보니 다 거기서 거기다. 원가 개념이 없으니 기존 물건을 우습게 알면서 그렇게 밖에 만족하지 못할 만큼 밖에 나올 이유가 있는 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간단한 플라스틱 제품이라 하면, 첫 샘플을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초기 원가가 발생하는지 모르기에, 아이템과 시장을 깔보기 시작한다. 간단한 플라스틱 제품 하나를 사출성형 하기 위해 얼마나 큰 돈이 드는지, 학창시절 우습게 알던 공고 출신 남자 사람 친구한테 물어보기를 바란다.
아이템 기획과 생산 측면에서 일어날 수 많은 어려움은 차치하고, 이제 어떻게 팔 지 생각해보자. 너무도 자기가 가진 지식의 한도 내에서 인터넷으로 팔면 된다고 웃으며 말해버린다. 여기서 상담을 종료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만든 아이템이 실용 신안으로 등록된 것과 조금이라도 유사하거나, 설명을 위해 허락 없이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아서 *팡이나 *이버 스마트 스토어 같은 곳에 업로드 하는 순간, 바로 특허법인들의 먹잇감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나? 방어는 어떻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95%의 주부 창업자들은 결국 창업하자 마자 망하게 되어있다. 애초부터 태어나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본 노력 자체를 해본 적이 없고, 아버지의 현금 흐름이 막혀가자 결혼한 것이며, 결혼한 그 시점에서 지적인 성장이 멈춰 버린 채로 주부 생활을 하면서도, 남편이 그 다지 마음에 들지 않으니, 깔보던 다른 **맘들의 사업 성공 스토리를 듣고 배가 아픈 것 이외에 창업의 동기가 없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창업이 잘 되는 주부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성장 과정부터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성장 환경을 가졌고, 결혼을 한 뒤에도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 쓸 수 있는 정도의 자산가의 딸인 경우이다. 인생에서 한 번도 돈으로 궁해본 적이 없기에, 밥집을 차리면 그저 내 오빠 동생 아들 딸 같은 애들이 먹지 못할 것을 먹는 것이 안타까워 내 밥집을 차렸고, 원가 생각 하지 않고 좋은 식재료로 시작하고, 직원 월급도 지역 최고로 팍팍 주다가 대박이 나는 경우 정도이다. 아니면 다른 사람이 3번 환생해도 힘든 수준의 커리어를 가진 사람이거나. 대중을 대상으로 글을 써야 하는 블로그의 목적과는 너무도 다른 사례이니 이 정도로 줄이기로 하겠다.
그만 좀 속고, 주부 생활이 답답하다면, 자신과 같은 나이 또래의 남자들이 얼마나 험하게 굴러서 같은 나이까지 살아남았는지 안 뒤에 다시 창업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그 때 내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창업과 개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짜 현지전문가 v. 진짜 현지전문가 (0) 2020.10.29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 블로그와 유튜브 시작하기 (6) 2020.10.24 인사와 미소는 원가가 0원 (5) 2020.10.16 아이템 찾는 소리 좀 안 나게 해라 (6) 2020.10.14 개인만 상대하려 해서 망하지 (5) 2020.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