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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칭 먹(food)고 사(shelter)는 것이 걱정인 사람과 길게 대화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be wise 2022. 12. 11. 22:37

    스스로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인 사람과 대화를 길게 하다보면, 먹고 사는 것만 걱정인 것 처럼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먹고 사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말하는데, 이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삶에서 먹고 사는 것 이외의 문제가 먹고 사는 것 보다 더 큰 문제일텐데 먹고 사는 것에만 지장이 없으면 자신의 삶이 편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자신에게 물려받은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돈이 있어도 의식주가 해결이 안 될 사람이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 사람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건국되기 전에도 이미 2차례 이상 물려받을 재산이 리셋 되었던 나라이다. 임금에게 봉토를 받아 비교적 다른 계급보다 윤택했던 양반조차, 농토의 생산성이 저하되자 부업을 해야할 정도이고, 목숨처럼 여기던 족보를 사고 팔기에 이르렀으니 이미 조선시대에 한번 신분제가 붕괴됐다. 조선 중기에도 이미 반상질서는 무너졌지만, 양반이 몰락한 이후에, 일제시대에 한번 더 일본제국이 모든 조선반도의 백성을 평민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두번 째 신분 붕괴까지 있었다. 그 후에는 남북전쟁을 통해 지주계급이 사실상 땅을 한번 씩 다 잃어버렸으니 세 번 정도 유산이 강제로 소각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아직도 의식주가 걱정인 사람들의 문제가 과연 물려받은 것이 없어서일까?

     

    창업을 하면 성공하더라도 지켜내지 못한다. 말단 직원을 볼 때마다 오피스텔 월세라고 생각하고, 매니저급은 월세와 리스료라고 생각한다. 직원들 월급 책정할 때, 직원의 생산성에 대해 측정하지도 않고 주먹구구로 그렇게 정한다. 그래서 신입직원 월급은 250만원 정도이고 매니저급 중에 상급이면 리스료를 더해 400만원 정도면 충분히 주고 있는데 빌어 먹을 머슴들이 타령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창업 초기에는 사장님의 인품이나 수완으로 될지 모르나, 조직을 확장해야 하는 시기에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 정상적인 사람은 아무도 그 회사에 안 남는다. 그래서 되던 성공도 꺾인다. 유일하게 배운 것이 남탓으로 끝난다. 이는 의식주 중에 住를 해결하지 못했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이런 사람이 취직을 하면 회사를 망친다. 출근하는 모티베이션은 점심식사 뿐이다. 메뉴 고르기도 귀찮아서 검색 창에 점심 룰렛이라고 입력해야 한다. 점심을 잘못 골라서 실패한 경험이 누적되었는데도 아직도 점심 메뉴 고르기 원칙도 세우지 못한 사람이 인생의 원칙은 세울 수 있나?

    이런 사람들이 선택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을 다루지 못한다는 점이다. 모르는 것에 대해 적대적이기에, 모르는 것이 알게 해줄리도 없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길게 하면, 나도 모르는 것에 대해 적대적인 사람이 되게 된다.

     

    그러니 먹고 사는 게 걱정인 사람과 대화하게 되면, 내 원칙과 선택까지 지저분해진다. 의사결정 시간만 늘어나고, 의사결정의 품질은 내려간다.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인 사람과의 대화 시간을 줄여라. 가능하면,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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