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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지우는 방법
    be wise 2020. 11. 14. 11:22

    그 나라 말로 그 나라에서 돈을 다뤄보거나 형법을 공부하면 된다.

     

    판례, 특히 형법 판례를 보면 그 나라에서 최악의 사건들이 등장한다. 대법원 판례에 보면 부모 노릇 못하는 부모, 자식 노릇 안 하는 자식 정도는 애교일 정도로 심각한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범행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비난 감정을 느끼다가 나중에는 그런 범행이 완성될 정도로 잘못된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리갈 하이가 아니라고요

    일본의 경우에는 최근에 사형이 집행된 옴진리교의 교주 판례를 보면 된다. 교주 본인의 삶이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일단 시각 장애인이기 때문에 일본 총리가 되는 꿈을 접고, 생업인 맹인 안마사를 하며 공중 부양과 같은 신적인 능력을 내세우며 신도를 모아, 자신이 만든 종교적인 '국가'에서 일본 정부를 모방하는 수준의 조직을 갖추기에 이른다. 일본 사회 전체에서 고등교육을 정상으로 이수하여 입학하기 어려운 대학을 나왔지만 사회에서 자리 잡지 못한 사람들을 모아 종교적인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제도권에서 정상적으로 성립된 병원을 강탈한 뒤에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주술을 정상적인 치료법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었다. 종교 내에서 나중에 일본 정부를 접수한 뒤에 내각을 구성할 사람들 까지 선출하고 대량 살상 무기를 제조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종교법인을 해산하는 명령을 받자 여기에 대해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는 청구를 기각하는 판례도 있다.

    출처: 最高裁判所第一小法廷 平成8(ク)8 宗教法人解散命令に対する抗告棄却決定に対する特別抗告  平成8年1月30日

    www.courts.go.jp/app/hanrei_jp/detail2?id=55883

     

    첫 직업이 일본에서 은행원이었던 나의 경우 창구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헐벗는 모습을 보았다. 특히 돈과 옷이 절대로 일치하지 않는 장면을 보게 된다. 정말 허름한 옷을 입은 사람이 목조로 지은 집에 모아둔 습기 찬 돈을 현금으로 수 천만엔 정도로 들고 정기예금을 하러 창구에 왔는데, 돈의 상태가 습기가 가득해서 기계로 계수할 수 없고 손으로 직접 세어 수량을 체크하는데 입회한 경험도 있다. 업무 규정 중에 현금이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반드시 남성 행원이 동석하여 고객 눈 앞에서 손으로 세어야 하는 규칙에 입각한 경우이다.

     

    그 다음은 약자에 대한 분노를 느낄 수 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발명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제도들이 얼마나 분노의 대상인지 알 수 있다. 내가 일했던 은행은 지점 소재지의 지자체 금고은행이었기 때문에, 생활보호 대상자들이 수급 계좌를 개설하러 온다. 수급 계좌로 지정한 통장을 받는 순간 근로 의욕이 떨어진다. 전혀 노동을 하지 않고 장애도 없는 사람들이 아이가 셋이라는 이유로 받는 돈이 내 기본급 보다 높더라. 세금도 안 내면서.

     

    물론 일본에서 돈 쓰는 것 보다 돈 버는 것이 더 재밌더라

     

    그 뒤로 나는 일본에 대한 동경이 싹 사라졌다. 나의 일본은 내가 일하는 직장 뿐이 되었고 일본 맛집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으면 사원식당이 제일 맛있다고 대답했다. 진짜다. 지금의 나의 일본은 그냥 투자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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