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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인생 vs 당사자 인생:먹물 찌들지 않은 경제이야기 2020. 10. 22. 09:12
살다 보면 남들이 하는 일에 유난히 끼어드는 사람이 많다. 이것이 중2병 정도로 해서 적당히 20대 중반 까지라면 미성숙이겠지만, 문제는 20대 후반 정도가 아니라 30대, 심한 경우에는 나보다 형님뻘인 사람들 까지라면 중증이라고 본다.
평론가 인생의 삶은 모든 것을 가치 판단의 틀에 넣으려고 한다. 가치 판단이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텐데 이런 것의 구분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예를 들어 물가가 오르는 것이 문제다 라는 생각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물가가 오르는 현상 자체에는 관심이 없기에, 일단 기분이 나쁜 것이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할 때 (ceteris paribus) 재화와 용역의 총량이 그대로 임에도 불구하고 화폐량이 늘었거나 거래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설명을 해 주면, 일단 자기가 점심에 먹을 밥값이 비싸진 것에 분노를 하게 된다. 만약 물가가 오르는 이유로 화폐량과 거래 속도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내고자 해야 될 것이다. 물가가 오르는 것이 좋고 나쁨을 따기지 전에, 물가가 오르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왜 물가가 오르는지에 대해 생각하려 한다면, 일단 비생산적인 분노를 생산적인 분노 내지는 평온함, 해탈로 발달시킬 수 있을 텐데, 시작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평론가 인생의 삶은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삶이다. 유소년기 시절부터 '난 못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들을 학교에서 만나게 되었을텐데, '난 못해'라는 장벽을 스스로 부숴버리거나 넘어 오르지 못한 친구들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해야할 일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안될 이유를 찾는 평론 전문가로 성장해 있다. 그러다 보면 기회를 모두 걷어찼기에, 실패와 후회만이 남아, 다른 사람에 대해 평론만 하는 인생이 되어 있다. 그러다 보면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설의 하부 단계에서 평생을 살고 있다. 친구들은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서 더 나은 삶과 성취를 찾아 걷거나 뛰거나 날기 아니면 잘 쉬기 중 하나를 하고 있는데, 평론가 인생은 계속 입에 들어가는 음식과 예전에 성관계를 갖는데 실패했던 이성에 대한 미련으로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삶을 평생에 걸쳐 살게 된다.
항상 만나기만 하면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만 한다. 달리 모르겠고, 한 가지 분야에만 전문가 인데, 뒷담화다.
이런 평론가 인생은 인생에 발전이 도저히 없기에 인생의 유일한 스포츠가 뒷담화 인 것이라고 본다. 그것 말고는 이 사람의 신경에서 흥분 신호를 전달할 방법이 없어보인다. 이미 만난지 10년은 족히 넘은 학교 다닐 때 싸가지 없던 '그 새끼'가 명문대에 진학한 것에 대한 분노라든가, 역사적 인물 누가 이 나라를 팔아 먹었다든가와 같은 이야기에 자신을 과도하게 몰입시키고 있다보니, 결국 단군할아버지는 물론이거나 이 세상을 만든 조물주 탓까지 하게 되어 있다.
경제학적으로 설명하자면 기회비용을 과도하게 높게 산출한 나머지, 기대값을 잊은 사람이다. 이걸 하게 되면 무얼 포기해야 하는가에 대한 과도한 고민이 계속 된 나머지, 이불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불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노아의 방주로도 막기 힘든 홍수처럼 밀려 오고 있다는 위기감이 없다. 차라리 로또라도 사라. 로또 당첨될 확률이 0인 것 보다는 0.0000001%인 것이 차라리 가능성이 있다.(그래서 불법 도박으로 빠진다는 것을 안다.)
이런 평론가 인생은 결국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옛날 친구들에게 끈질기게 연락을 하는데, 당사자 인생을 살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옛 친구들이 보기에는 정말 짜증나는 존재이다. 당사자 인생이 평론가 인생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손절 뿐이다.
평론가 인생인 당신이 왜 지금 외로운지 알았는가? 뚝배기 좀 더 깨지고 싶다면 친구들을 이 글로 데려와서 내 댓글창을 어지럽혀 봐라. 어차피 친구 없는 것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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